이번 기회에 카카오 생태계도 최대한 탈출하기 (feat. 티스토리 자체광고)

사실 네이버, 다음으로 포털이 양분되어 있을 때에는 최대한 다음을 쓰고자 노력했었었다. 검색을 할 때에도 우선 다음에서 하고, 지도도 다음맵을 쓰고, 메일도 한메일을 쓰는 등. 기업 간 경쟁이 되어야 서로 견제를 하며 생태계가 건강해질 테니.

 

하지만 카카오가 다음을 먹고 나서는 횡포가 너무 심해졌다. 물적분할은 말할 것도 없고 다음의 알짜 서비스를 카카오로 흡수한 후 돈 안 되는 건 버려버리는 식. 그간 수년에 걸쳐 문어발식으로 모든 분야로 손을 뻗치는 기업의 확장을  보고 있노라면, 대기업이 독기를 품으면 얼마나 흉포해질 수 있나 깨닫게 된다. 물론, 적자는 덤(머니투데이, 2023. 6. 15).

 

티스토리는 올해 4월까지 누적 접속자수 9561만 명으로 나름 국내에서 잘 나가는 블로그 서비스인데, 카카오가 사용자 반발이 있든 말든 광고를 붙여서 단물을 빨아먹겠다고 달려들었다(머니투데이, 2023. 6. 11). 경영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용자와 최소한의 의견 소통도 없다.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탈퇴하고 떠나라는 식.

 

검색하면 없는 정보가 없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것이 티스토리이다(물론 광고 범벅과 낚시 글만 있는 블로그도 분명 존재하긴 한다).

 

단순히 공짜로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니까 티스토리자 자체 광고를 달아도 할 말 없지 않냐고 한다면 티스토리를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면 될 것이다. 다만 그동안 티스토리 유저가 쌓아 놓은 그 수많은 정보와 지적 재산을 공짜로 다음 검색이나 카카오 검색에서 노출시키며 활용하고 있으면서 모든 비용을 사용자에게 전가시키려 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로써 티스토리는 정보의 바다가 아니라 광고의 바다가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티스토리 이용자들이 얼마나 떠날지, 해당 정책에 순응하며 그냥 남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꽤 궁금한 사항이다.

 

이렇게 된 김에 나는 겸사겸사 카카오에서 최대한 멀어져 보고자 한다.

 

  • 다음 검색 대신 구글과 네이버를 쓰고,
  • 카카오뱅크(사실 타 은행과 비교해 UI 빼고 장점이 별로 없다) 대신 원래 쓰던 신한은행을 메인으로 쓰고,
  • 카카오 지도는 자주 쓰는 편인데, 꾹 참고 네이버 지도와 구글맵 & 구글어스를 쓰고,
  • 카카오엔터, 뮤직, 게임은 애초에 관심도 없었고
  • 카카오페이도 사용 빈도가 낮으니 그냥 지워버려야겠고,
  • 카카오증권은 혜택이 별로라 가입 안 하고 있었는데 잘 됐고,
  • 카카오톡은 어차피 업무용으로 밖에 안 쓰지만 지울 수는 없으니 친구들 연락은 최대한 다른 메신저(아이메시지나 텔레그램 등)를 사용하고,
  • 카카오 선물하기는 편해서 종종 사용했었는데, 대체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고,
  • 카카오택시? 이거야 택시 자체를 끊은 지 오래됐고,
  • 다음 카페는 많이는 안 쓰지만 종종 들어가는 곳이 있긴 한데 사실 좀비 수준이니 패스하고,
  • 카카오 캐릭터들은 사실 좀 귀엽고 호감형이라 손이 가는 편이지만 내 삶에 큰 의미는 없으니 적극적으로 퇴출이고
  • 지방 출장 가면 카카오버스를 종종 사용했었는데 이건 대체재가 많으니 퇴출하고,
  • 카카오웹툰... 다른 웹툰 서비스를 사용하고,
  • 카카오 T바이크는 따릉이(서울)가 없는 지방에서 한 번 써 보려고 고민은 했었었는데 생각을 접고,
  • 티스토리는 광고를 모두 내리고 다른 블로그 서비스로 이사를 계획한다.

 

내 폰의 카카오들. 가려져 안 보이지만 다음, 티스토리 앱 등도 있음

 

공급자가 사용자를 대등하게 보지 않는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해당 기업의 소비를 줄이는 일이다.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네이버가 더 잘 나가겠고, 네이버가 더욱더 독점기업화 될 수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너무 민감하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특정 회사에 얼마나 종속되어 있었는지를 파악해 보고 이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려 노력해 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물론 트리거는 티스토리 자체광고가 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겠다(물론 화도 나 있음).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지 잘 모르지만 이번 기회에 노력해 본다. 꽤 적극적으로.